* KBS1 라디오 <경제투데이>의 '궁금한 IT 트렌드' 코너에 출현한 내용입니다.
* 본 내용은 2016년 8월 1일 방송분입니다.
최근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오늘은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고,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이지에 대해 한국인사이트연구소 김덕진 부소장님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우리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어젠더가 됐는데요. 4차 산업혁명이 뭡니까?
김덕진 부소장
4차 산업혁명은 올해 초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인데요. 제4차 산업혁명(인더스트리 4.0)’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 혁명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혁신과 이와 같이 일어난 사회, 경제의 구조 변화’를 말합니다. 4차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1.2.3차 산업혁명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간단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8세기, 차가운 증기기관이 화석연료를 머금고 달궈지면서 수백, 수천마리의 말보다 강한 힘을 지게 되었죠! 사람이나 가축이 땀을 흘리지 않고, 노동을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데요.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 이것이 바로 ‘1차 산업혁명’입니다.
이어 19세기에는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전기가 이용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고, 산업은 점차 분업화되고 체계화 되어갔습니다. 전기의 힘을 이용한 대량생산의 시작! 이것이 ‘2차 산업혁명’입니다.
20세기 후반에는 IT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고, 더불어 고도화된 자동화의 단계로 접어들게 되었는데 이러한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이를 ‘3차 산업혁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21세기! 그리고 21세기도 16년차에 접어들면서 오늘날을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인데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IT기술을 통한 융합이 핵심입니다. 저는 '연결', '융합', '탈경계'이란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고 싶네요. 이제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혁명, 그리고 기술의 경계를 넘어 융합과 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산업현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즉! 모든 것이 IT기술 발전에 의해 연결되고 기업의 경계들도 무너지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ZDNET Korea)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여 작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전통제조업체의 상징인 ‘GE’가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것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고 소프트웨어 회사인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 것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제조 기업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하고자 하고, 소프트웨어 기업은 제조업에 뛰어드는 이러한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4차 산업 혁명의 특징은 △초연결성 △초지능성 △예측 가능성입니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초연결성)하고, 초연결성으로 비롯된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일정한 패턴 파악(초지능성)한 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예측 가능성)합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올 초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언한 것은어떤 배경에서 나온 겁니까?
김덕진 부소장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 전문가 2천여 명이 모여 세계가 당면한 과제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과학기술’ 분야가 주요 의제로 선택된 것은 포럼 창립 이래 최초였습니다.
과학기술과 디지털화의 결합으로 자고 일어날 때마다 창조적(혹은 파괴적) 기술혁신이 일어나 인류의 삶의 양태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이 혁명적 상황을 전 세계의 학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했습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제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한 말이 있는데요.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기술로 사람과 사물을 실시간 연결해주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기술 융합 혁명으로서의 4차 산업혁명이 앞으로 산업과 인간의 삶, 국제질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가 주요 논의 내용이었고요.
슈밥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을 수십 억 인구가 모바일 기기로 연결되어 유례없는 저장 및 처리 능력과 지식에 접근성을 가지게 될 때 발생하는 무한한 가능성, 혹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 저장기술, 퀀텀 컴퓨팅, 드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과학기술의 약진을 통해 이뤄지는 융합으로 정의했습니다.
(출처 : 현대경제연구원)
원석현 아나운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기존의 산업들이 붕괴되고, 그에따른 일자리와 생활의 많은 변화들을 가져왔는데요. 4차 산업혁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요?
김덕진 부소장
4차 산업혁명은 극단적 자동화(extreme automation)와 극도의 인터넷 연결화(extreme connectivity)란 두 현상으로 요약되는데요.
문서 분류나 생산 공정 관리 등 과거 사람만 할 수 있던 정신노동을 AI가 해낼 수 있게 돼 인간의 존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제조업·서비스의 자동화가 이뤄지고요. 또 초고속 인터넷이 공기처럼 흔해지면서 사람·스마트폰·자동차·건물·가로등 등 세상 모든 것이 전산망으로 촘촘히 엮이게 됩니다.
이렇게 극단적 자동화·인터넷 연결화가 이뤄지면 과거 상상도 어려웠던 상품·서비스가 등장하게 되고요. 예컨대 거리에서 스마트폰만 터치하면 자율주행차가 바로 도착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고 집 곳곳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건강 상태를 24시간 점검해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원격 진료와 병원 예약을 해줍니다.
4차 산업혁명이 좋은 점만 있는 게 아니라 후폭풍도 우려되는데요. 극한의 자동화 때문에 숙련노동과 '굴뚝형' 제조업의 가치는 곤두박질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대다수 사물과 산업이 인터넷으로 묶이면서 전산망과 고급 소프트웨어(SW)를 통제하는 소수가 경제적 수익을 독차지할 공산이 커지는 반면 기술적 기반이 없는 많은 시민과 소상공인은 저급 노동이나 헐값 하도급의 늪에 빠지게 돼 소득 불평등 문제가 극심해지게 됩니다. 세계적으로도 AI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나라 사이의 격차가 '하늘과 땅' 수준으로 벌어질 전망입니다.
많은 전문가와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는 이 혁명으로 인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5년 내 500만개의 일자리가 순감하고 부의 불평등 심화에 따른 양극화와 성별 격차도 커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벌어지는 혁명의 본질을 이해하고 신속하게 적응한 선도 국가와 개인들은 번성하고, 그러지 못한 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경쟁에 뒤처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혁명을 주도할 것인가 끌려 다닐 것인가를 두고 국가 간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전세계적으로 주목해야 할 움직임들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김덕진 부소장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산업 인터넷', 중국의 '제조 2025' 등 이미 주요 선진국은 국가 전략을 수립해 이 혁명에 대비해왔습니다.
특히 독일은 공격적 2015년 4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산업박람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4차 산업혁명’(Industrie 4.0)을 미래 독일, 나아가 미래 세계를 만들어 갈 핵심 키워드라고 선언했는데요 독일은 이미 2년 전인 2013년 4차 산업혁명의 칼을 빼들었죠.
GE는 2008년 금융위기에 위기를 겪으며 금융회사 GE캐피털과 미디어업체 NBC유니버셜을 정리하고 에너지, 헬스케어 분야의 첨단기술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2001년 취임한 이멜트 CEO는 5년 전부터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고요.
우리가 최근에 이야기하는 사물인터넷(만물인터넷)/ 빅데이터 / 인공지능 / 로봇 / 클라우드 등 이 모든 것이 4차 산업혁명의 바탕이 되는 기술과 분야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나가고 있습니까? 어떤 준비를 더 해나가야 할까요?
김덕진 부소장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대응 방안을 두고 논의가 활발한데요. 4차 산업혁명의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하고자 정부와 기업이 정책적 개입과 사업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역량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자동차·ICT(정보통신) 하드웨어·조선 등 제조업 비중이 큰 데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보편화 이후 본격화한 모바일(무선 서비스) 혁신 때도 미국 등 선도국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올해 1월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국가들의 순위를 뽑은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25위로 일본(12위)·대만(16위)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보다 훨씬 뒤편이었습니다. 기술 수준, 교육시스템, 사회간접자본(SOC), 법적 보호 등을 평가한 건데, 상위권에는 스위스, 싱가포르, 네덜란드, 핀란드, 미국 등이 포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유연성에서 139개국 가운데 83위에 그쳐 전체 순위에 크게 못 미쳤고, 기술 수준(23위), 교육시스템(19위), SOC(20위)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이 전체적인 측면에서 경제에 도움이 되려면 노동시장이 그에 적응할 만큼 충분히 유연해야 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요소로 삼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사람이든 국가든 소득·기술 수준·부의 '사다리'에서 상위에 있을수록 4차 산업혁명의 혜택을 입게 된다면서 이에 따른 양극화 심화를 막으려면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석현 아나운서
침체된 경제 상황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마련할 수 있을까요?
김덕진 부소장
한국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들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선진국들을 따라잡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저서를 쓴 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은 "의료 정보 등 데이터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고 이를 AI가 제어해 큰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면서 "양질의 데이터·AI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10월에 마련할 예정이고요. 미국, 독일 등에서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연구와 상업화가 활발한 것에 비하면 많이 늦은 셈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컴퓨터, 수학 등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물인터넷과 기술 융합의 핵심인 데이터에 대한 분석 인력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보 보호 분석 인력을 떠오르는 직업으로 꼽고 있고요. 따라서 이 혁명기에 필수적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융합 기술 시대의 생존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보안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